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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등감과 자긍심 그리고 행복

liberum 4 804  
열등감과 자긍심 그리고 행복
 
정신분석학 태동기에 프로이드와 함께 정신분석이론을 공부하고 나중에 개인 심리학 (또는 개인차이의 심리학, Individual Psychology) 이라고 불리는 이론을 만든 아들러 (Alfred Adler 1870-1937) 는 사람들은 모두 태어날 때부터 열등감을 느끼며 이런 열등감을 극복하고 우월감을 추구하는 것이 모든 사람의 생각과 사고와 행동의 주 동인이라고 보았다.  현대 행복 심리학 (Positive Psychology) 분야에서 잘 알려져 있는 디너 (Diener 1984) 라는 심리학자도 자부심이 인생에 대한 만족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했다.  그러니까 열등감은 인생에 대한 불만 즉 불행의 아주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지나친 열등감은 우울증이나 의욕의 저하를 가져올 수 있고 지나친 우월감도 정서적 불안 또는 분노감과 폭력을 불러올 수 있다.  스스로 아주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다는 증거를 보게 되거나 도전을 받으면 그에 대하여 심하게 반발하게 되고 때로 폭력적으로 반응하기도 한다.   경쟁 사회인 세계의 어느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한국에 사는 사람들은 열등감에 많이 시달린다. 
 
인구 밀도가 높아서 다른 나라에 비해 경쟁이 더 심한 이유도 있고 또 남들의 기준에 더 민감해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으려 하고 어떤 공통된 기준에 맞춰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한 연구 결과 (Heine, S. J. Lehman, D.R., Markus, H.R. & Kitiyama, S. 1999.  Is there a universal need for positive self-Regard?  Psychological review, 106, 766-795) 에 의하면
미국에선 학생들에게 자부심을 키워주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있는데 반해 일본인들은 자기 비판 즉 열등감을 불러 일으켜 자신을 향샹시키도록 가르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일본 데이터이지만 한국 문화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즉 문화적으로 열등감을 느끼도록 권장하는 측면도 있는 것도 한국 사람들이 열등감에 더 시달리는 이유가 된다.
 
한국에서 자라는 아이들과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에게 가장 큰 스트레스인 입시 경쟁은 물론 좋은 학교를 나와야 취직이 쉽다든지 하는 실질적인 이유가 기본적인 이유이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와 관련된 우월감이라든지 열등감이 경쟁을 더 과열 시킨다. 마찬가지로 한국 정치 갈등의 중요한 축 중의 하나는 직업에 따른 소득 격차도 있지만 소득의 차이보다 직업에 관련된 우월감과 열등감이 오히려 더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열등감이나 우월감을 느끼게 된다.  외모, 지적 능력, 신체적 능력, 사회적 지위, 출신 가문, 돈 등등.  또 자기가 남들보다 도덕적으로 더 우월하다는데 우월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남들보다 신앙심이 더 깊다는데 우월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경쟁력이 있는 몇몇 분야를 선택해서 주로 그 영역 안에서 우월감을 추구하고 또 그 분야에서의 실패 또는 뒤처짐에 대하여 더 열등감을 느낀다 (Contingencies of self-worth.
Crocker, Jennifer; Wolfe, Connie T. Psychological Review. Vol 108(3), Jul 2001, 593-623.) 
 
우월감이나 열등감을 주로 느끼는 영역은 또 나이나 성별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짝짓기 시기인 십대나 이십대에는 외모에 대하여 더 많은 열등감이나 우월감을 느낄 수 있고 중년에는 사회적 지위나 돈에 대하여 그럴 수 있다.  자기가 선택한 분야에서 연속되는 실패나 열등감을 계속 느끼는 경우에도 영역을 바꿀 수 있다.  열등감이나 우월감을 느끼게 되는 대상 즉 자신을 비교하는 대상 (준거집단) 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자기가 예쁘다고 생각하고 그 것에 대하여 우월감을 느낄 때 어떤 여학생의 경우엔 자기의 외모를 비교하는 대상이 자기 반의 학생들일 수 있다.  그 여학생은 자기가 좋아하는 여배우보다 자기가 예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에 대하여 별로 열등감을 느끼지 않을 수 있다.  자기의 주 비교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여배우 자신은 스스로 다른 여배우들과 비교하며 외모에 대하여 열등감을 느낄 수도 있다. 
 
우월감이나 열등감을 느끼는 기준도 다르고 비교 대상도 다르다는 사실은 사람들의 자부심 (또는 자긍심, self-esteem) 이 꼭 객관적인 평가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해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흑인들은 역사적으로 차별을 많이 받아왔고 현재도 사회 경제적인 비교 차원에서 다른 인종보다 더 우월하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자부심을 조사해 보면 백인이나 아시아인들보다 높게 나온다. 흑인 학생들은 학교에서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가 자긍심과 별 관계가 없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예로는 나이가 많은 사람과 적은 사람의 차이이다.  나이가 많이 들수록 외모나 육체적 힘이나 지적 능력도 떨어져 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노인들의 자긍심이 젊은 사람들의 자긍심보다 낮지 않다.  우월감과 자부심 (또는 자긍심) 이 동의어는 물론 아니다.  자긍심이라는 것은 자신의 가치에 대한 평가를 의미하고 우월감 또는 열등감은 보다 비교적인 의미를 내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보다 우월하다고 느낄 때 자긍심이 높아지고 열등하다고 느낄 때 자긍심이 낮아짐을 느낀다.
 
열등감에 시달리는 것이 불행의 원인인 경우 열등감을 극복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먼저 자기가 비교적 잘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일을 찾아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는 적극적인 방법이 있다.  전문가가 되기 위한 10년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한 분야에 하루에 5시간 정도씩 10년 동안 연습하고 공부하면 전문가가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꼭 타고난 특별한 재주가 있어야 전문가가 되는 것도 아니고 타고난 재주가 있더라도 10년 동안 파고 들어야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평범한 재주를 가진 사람도 10년간 한 우물을 팔 수 있다면 한 분야에서 나름대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남들의 평가나 기준에 의해서 자신의 가치를 결정하지 말고 자기 자신의 기준을 정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다.  극단적인 예로 가끔식 보도되는 연예인들의 자살을 이런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의 관심이나 인기에 크게 스스로의 가치를 크게 의존하는 연예인의 경우 자신에 대한 남들의 평가가 나빠지거나 인기가 없어질 것 같으면 극심한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도 외모나 남들의 인정에 크게 자신의 우월감이나 가치를 의존하는 사람들은 자긍심이 불안정하고 낮다고 나타난다.  물론 남들의 평가에서 완전히 자유로워 지기는 말은 쉽지만 참 어려운 일이긴 하다.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자기가 세운 기준에 따라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에 가까워 지고 성취해 가는 과정을 즐기고 또 그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 이상적일 것이다.  넓고 길게 보면 남들보다 잘났다 못났다 하는 것도 사실 하찮은 일인 경우가 많다. 

행복과 심리학  New Yorker
http://blog.hani.co.kr/newyorker/19239
 
4 Comments
ske0022 2014.12.15 10:20  
모두  이해함에도  인간은 혼자사는 동물이 아니기에...
리버룸 2014.12.15 22:30  
예, 그렇긴 합니다만, 우리 한국인들이 추구하는 성취가 주로 남들의 평가나, 남들과의 경쟁에 관련된게 많아서 스트레스나 열등감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는게 문제로 생각됩니다.
파우 2014.12.15 23:22  
어릴 때 서툰 까닭에 열등감은 몰라도 부끄럼은 많지요. [그래서 에선 아이를 웅변학원에 데려가서 오히려 화를 입지만 그건 예외겠지요.]
리버룸 2014.12.16 09:21  
ㅎㅎ 저도 부끄럼 물리치느라  엄청 노력해온 세월이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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