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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세곶 창고지, 아름다운 공세리 성당 & 성당박물관

liberum 4 2124  
 
오랜만에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 성당에 왔습니다.  조촐하고도 참 아름다운 성당...순교자들의 넋이
깃들어 있는 이곳...
성당이 위치한 1만여평의 부지는 조선시대 충청도일대에서 거두어 들인 세곡을 저장하던
공세창고가 있었던 공세곶 창고지라 합니다.  '곶' 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서해바다에 곶처럼
튀어나온 작은 언덕이었겠지요. 당시 15척의 배가 부지런히 조세로 거둬들인 곡식 등을 실어다 이곳
창고에 쌓아뒀던 곳이라는 군요. (성종9년인 1478년에 이곳에서 세곡해운창을 설치 운영해오다 영조
38년(1762년)에 페창이 될때까지 300년 동안 공세창으로 운영되었음)
그 공세창고 터를 파리외방선교회 소속 사제인 에밀 드비즈 신부가 1895년, 비용을 마련하여 사들였
답니다. 처음에는 한옥으로 지어 미사 집전을 했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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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 300여년 이상의 보호수들이 3그루나 있어 공세리 성당을 더 아름답고
숭엄해 보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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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미사중이어서 내부사진은 지난 번에 찍은 사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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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마한 공세리 성당은 2005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1위의
평가를 받아 영화와 드라마 CF 촬영 장소로 유명합니다. '태극기 휘날리며', '모래시계', '불새',
'아이리스 2', '고스트 맘마' 등...현재까지 70여 편이 넘는 각종 촬영을 했다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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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과 마찬가지로 고딕양식 성당이죠.
공세리성당은 한국 천주교 9번째 성당이자, 대전교구 첫번째 성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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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기슭을 깎아 터를 마련한 순교자 현양탑이 본당 아래로 보이는 군요. 
박의서 사바, 박원서 마르코, 박익서(세레명 미상) ...밀양 박씨 3형제를 비롯, 부인과 박씨 집안 7명,
걸매리 순교자 등 총 32명의 순교자 현양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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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6년 천주교도 체포령이 내린후 불과 수개월사이, 해미, 당진, 서산등 이 지역에서는
8000명 이상의 신자가 처형 참수 되었다고 합니다. 공세리성당이 위치한 이곳은 아산만과 삽교천이
있는 내포지방의 입구로, 해상과 육로로 연결되는 지정학적 주요 포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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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년의 공세창고 역사와 공세리 성당의 역사를 묵묵히 다 알고 있을 380년생 느티나무의 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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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폐관 시간이 넘어 관람을 못했던 성당박물관을 향했습니다. 월요일은 폐관, 하절기는 오후
5시까지, 동절기는 오후 4시에 문을 닫습니다. 옛 사제관을 개보수하여 박물관으로 봉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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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지역 일대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파리외방선교회 에밀 드미즈 신부는 1895년 기와집 민가를
꾸며, 미사집전을 하고 본당 사목활동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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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경부터 늘어난 신자들 때문에, 1922년 드비즈 신부는 자신이 직접 설계를 하고, 경험이 있는
중국인 기술자들을  데려와 현재의 고딕양식 공세리 성당을 지었습니다.
건축과정에는 아산지역 사람들 뿐 아니라, 원근 천리밖에서 구경꾼들이 몰려들만큼 유명했다고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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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비즈 신부의 묘소는 본국 프랑스에 있지만, 그분의 묘소 흙 한줌이
이곳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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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은 종기 같은 피부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무척 많았는데,
에밀 드비즈(한국명: 성일론)신부는 프랑스에서 배워 익힌 방법으로 원료를 구입해와 고약을
만들어 종기로 고생하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무료로 나누어 주게 했답 니다.
당시 드비즈 신부님을 도와 일해 주던 이명래(요한)에게  비법이 전수되어, 이명래고약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에 보급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활명수도 이곳에서 처음 전수되었다는 아산시 가이드
설명을 전에 들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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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이층으로 오르는 계단
1층과 2층 전시실에는 공세리성당의 역사를 알 수 있는 1500 여점의 사진과 유물..그뿐 아니라
순교자들의 유해 일부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참혹한 고문 형구와 팔뼈등 유해를 보고 대전서 올라와
우리와 합류한 고교 후배는 "가만히 있어도 때되면 다 혀용이 될 것을 뭐하러 일찍 믿어가지고...."
했습니다.  그녀는 불교신자... 할 말이 없어서 나무관세음보살! 하며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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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2층 배란다에서 내려다 보며 만난 규행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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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옆 성물방인 베네딕토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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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뒤..이 원형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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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도관과 박물관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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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딕도관 지하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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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들어가 보지못한 성체조배실로 들어가 봅니다.

신자외 외부인들은 입실 못하시라는 안내문이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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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 복자들의 역사가 함께하는 성지이기에, 머물러 기도하고 싶은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곳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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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과 수목이 있어서 사계절의 얼굴이 모두 변하는 곳...  마음을 쉬며 산책하기 좋은 경관을 가진
성당이지요. 전에는 성당 뒤편으로 연보라 상사화가 무척 많이 피어있었는데, 지금은 보이지 않습니다.
성당 뒤로 바닷물이 흘러 돌아갔을  지형은 이제 여러 방조제 공사로, 바다가 보이지 않는 들판이 되었
습니다.  20대 프랑스 선교사제가 만리 조선이란 나라에 와서, 모든 열정을 바쳐 이룬 성당을 한바퀴
돌고... 산책하다 돌아갑니다.  
 
 


4 Comments
콩지 2014.09.13 08:19  
시간이 쌓이고 쌓인 공세리 성당을 찾으셨군요.  이 울타리 안에만 들어서도 때 묻은 마음이 정화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리버룸 2014.09.13 08:35  
예, 두번째 방문인데..다시 봐도 좋더군요. 공세창부터 있었을 노거수 느티들이 아주 마음을 감싸주는 느낌입니다.. 약간의 퇴락도 너무 마음에 들어요..
파우 2014.09.13 22:29  
공세리 유서깊은 성당입니다. 포항 뒤 안강나루터가 있을 때는 그곳도 세곡을 받아서 일부를 함경도로 보내던 곳이었는데 숨을 곳이 적은 동해안이라 저런 역사가 불가능했을 거 같습니다. 저기 뿌리가 활발한 보호수는 동남아 기후이면 앙코르왓 처럼 빌딩을 딛고 설 수도 있겠군요.
리버룸 2014.09.13 23:16  
안강...중 2 때 짝이 그쪽 출신이었는데...나무마다 뿌리가 뻗어나고 땅을 움켜쥔 모습이니앙코르왓처럼 그랬을 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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