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야경] 빛너울, 당신을 위한 10대의 거리 피아노
liberum
서울시와 근교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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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30 08:36
좀처럼 밤에 광화문까지 나올 일이 없는 강건너 사는 가정주부가 지난 금요일 밤, 광화문에서
진풍경을 만났습니다. 충무공 동상앞쪽은 세월호 텐트가, 정부청사 앞에는 농민단체가...그 와중에
세종대왕상 등뒤로는 커다란 가설무대가 세워져 '한양 도성 문화축제'가 어야 디야 오호~라 흐응~차,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종문화회관 앞으로는 각양각색으로 예쁘게 무늬넣고 칠을 한 피아노가 주루룩 늘어 앉아
있어 너무 놀라버렸습니다. 이게 장난감 아니야? 소리는 어뗘? 건반을 꾹꾹 눌러 봤지요.
그러나 그 쪽 어디에도 시간 빼앗길 형편이 못되어, TV 뉴스에서 정보를 얻은 광화문 빛너울을
한번 보기위해 바삐 걸어갔습니다. 근데 광화문이 꿈쩍도, 아무런 기별이 없어요... 전경에게 물어봤지요.
"광화문에 빛... 왜 안해요? 몇시에 해요?", "할 때도 있고 안 할 때도 있어요. 우리가 주무부서 아녀서
모르겠네요." ...8시 2분 광화문이 수런거리는 조짐이 엿보이더니 오호! 2014 광화문 빛너울이
시작되는 거였습니다.
피아노 열대가 당신의 연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빵 대신 밥을 좀더 먹고, 떡국도 먹고, 떡도 먹고, 국산 쌀 애용을 해야겠다는 다짐..
무대 뒤로 빛이 환한 건물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입니다.
경희궁 옆의 서울역사박물관 보다 사뭇 늦게 재작년 개관했는데
두 박물관 이름으로는 혼동하기 딱 좋지요.
북청사자놀이 하는 것 같네요.. '한양도성 문화축제'
우리 문화유산과 디지털 기술, 현대미술이 어우러진 영상 퍼레이드가 펼쳐졌습니다.
몰랐는데, 작년에도 2013 광화문 빛너울이 있었던 모양이얘요.
해태상, 주작, 동궐도, 무진진찬도병(신정왕후 회갑기념을 묘사한 병풍) 등이 빛의 조각품으로
변모되어...루미나리에와 또 다른 감흥과 느낌을 주더군요.
제가 도로 건너편에 서 있고, 가까이 가보지 않아서 광화문 아래의 10~12개 훤한 원이 보름달인줄
알았는데, 그것만이 아니고, 가상의 대북으로 자연의 섭리에 따라 지고 기우는 달을 묘사했다고요....
광화문 좌우 담벽도 빛예술에 참여시키는 가 했더니, 한번만 훤했다가 말더군요.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작가는 류재하(현재 경북대 미술학과)교수라고 합니다.
광화문 빛너울은 15분만에 끝이 났습니다.
아래 빛의 설명서를 자세히 보니 8시부터 9시까지인지 10시 까지인지
3회 Media Show 를 펼치는 모양이었습니다.
* 광화문 파노라마 : 경복궁 길상들이 돌아온다
* 광화문 향연 : 경복궁에 12개의 달이 뜨다
* 광화문 아리랑 : 광화문의 얼굴, 빛의 미소로 역사를 기억하다
이렇게 세 부분으로 영상 파노라마가 진행되는 모양이었습니다만, 더는 못보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지요.
광화문 바로 코 앞에 못보던 이런 구조물이... 풀밭에서 맹랑 소녀가 저홀로
신명이 나서 춤을 추더군요. 한양도성 음악이 울려펴지니 거기 맞춰 춤을 춥니다.
가을...좋은 계절,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모두를 위한 오케스트라', 당신을 위한 연주와 춤 공연이
펼쳐진다는 정보를 이날 봤기에 찍어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