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처럼 만나는 명동거리에서
매주 목요일 아침이면 명동에 옵니다. 이제 10년쯤 되고보니, 점점 목적의식은 엷어지고, 목요일
오전 명동이 취미처럼 되었습니다. 9시 50분쯤 을지로입구 전철역 출구로 나와서 외환은행 본점
앞을 지나가게 됩니다. 나석주열사 동상을 지나고 KEB 플라자에서 세계 각나라의 지폐벽을 바라
보거나 스쳐지나 갑니다. 때로는 자기나라 지폐앞에서 두리번거리는 동남아 관광객이 있으면,
바쁘더라도 자청해서 사진을 찍어주곤 합니다. 명동 번화가의 상가나 골목길 식당들도 부침이
심하여 어느새 바뀌곤 합니다. 오래 버티는 점포도 있지만요..
환율시세 전광판이 흐르는 외환은행
일제시대 동양척식회사 터래요...
1926년 12월 28일, 김구선생의 제자 나석주는 일제 침략의 중심기구 동양척식주식회사에 응징의
폭탄을 투척하고 “나는 조국의 자유를 위해 투쟁했다. 이천만 민중아, 분투하여 쉬지 마라!” 라고
외친 후 가지고 있던 권총으로 자결하였습니다. 애통하게도 그의 거사는 목적을 이루지 못했고, 그 이후 '동척'은 조선에만 국한하던 침략 및 착취의 대상을 몽골, 러시아 등으로 확대하였습니다.
2014. 12.28일 나열사의 88주기 행사가 이 부근에서 열렸습니다.
외환은행 본점 1층에도 스타벅스 커피점이 들어선지 오래됐습니다.
IMF 금융위기때 외환은행도 구조조정으로 존폐의 기로에 설만큼 흔들렸었지요.
외환은행 바로 옆 저 자리는 삼삼투자금융이었든지, 삼희투자금융이었든지
제2금융회사였습니다. 어느날, 셧다운(Shutdown)하여 고객들이 구름처럼
몰려와 난리났었습니다. 그회사 건물 외양이 꽤 호화로웠던 것으로 기억되는군요.
묵호식당옆 이건물 1층에는 잘되는 찻집이 있었는데, 그 이름을 잊어버렸습니다.
건물 왼쪽으로 코너를 돌아가면 홍난파선생 부인이 운영했던 개선문이라는 다방이
있었습니다.
우리 명동 목요팀이 여름철이거나, 겨울철이라도 좋은 일 생긴 사람이 한턱낼 때
가곤 하는 내린손 삼계탕집이 반지하층에 있습니다. 반계탕 한그릇씩 먹고, 윗층 카페 드롭탑에
가서, 커피를 두명이 한잔씩 나눠마시곤 합니다. 이 건물은 스카이파크텔이라는 호텔입니다.
이 길이 시인 이상의 거리하는 동판
이상이 통인동에는 제비다방을 했고, 여기선 무기(보리)다방을 차렸었군요.
가위표시가 우회전하지말란 표시인가요...시인의 다방이 이자리였다는 표시일까요..
저는 좌회전으로 갑니다.
명동성당 오병이어 심벌마크
옛 성모병원이었던 가톨릭회관 5층으로 갑니다.
10시~12시, 두시간 영어단편 읽기공부가 끝나면 지하 구내식당에 가서
풀무원에서 차려주는 4천원 점심식사를 합니다.
그리고 커피 마시러 가는 곳이 성당 맞은편 옛 민들레영토자리에 들어선
커피 빈 2층입니다. 창가에 앉아 명동성당 정원을 바라보는 것도 좋은데, 우린
12명 이상의 대식구이므로 구석 자리를 열심히 찾는 편입니다.
이곳은 윤선도 집터였대요..
2009년 6월에 재 탄생한 옛 국립극장인 '명동예술극장'
조형탑안에 뭣이... 빈크림통이 가득...
옛명동 국립극장은 남산 새국립극장 탄생과 강남개발, 명동 쇠퇴로 1975년 대한투자금융에 팔려서
이 건물에는 여러 증권사와 제2 금융권이 들어서 있는 걸 보았습니다. 연극인, 문화예술인, 명동상가
번영회가 1994년부터 국립극장 되찾기운동을 벌이면서 2004년 정부가 건물을 매입하고, 630억원을
들인 3년간의 복원공사기간을 거쳐 34년만에 다시 태어났습니다. 개관기념작으로 '맹진사댁 경사'를
하더니, 지금은 손숙씨의 '어머니'... 1999년부터 15년째 이 연극을 연기해 왔고, 15주년기념으로 명동
예술극장에서 1월 31일~2월 16일까지 공연합니다.
명동 국립극장 시절, 연극인들은 객석에 관중이 가득 찼는지 어떤지를
'파도는 어떠냐, 많이 치냐?' 그렇게 물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