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400 步를 걸은 날...생이기정바당길. 천주교순례길
liberum
제주도.섬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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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5 00:03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이른 아침부터 그대로 배낭까지 맨채, 가파도 청보리밭 올레길을 걷고, 다시
올레 12코스를 걷는 이런 강행군을 저는 이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럴 군번도 아니구요...
우리 명동목요팀은 나이차이가 십여세 위 아래인데다, 대체로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들로서,
11명이 제주도 길을 걸으니 기분은 '업'되어버린 상태... 거기다 고만 둘까 싶은 지점 마다 낯선 사람이
천사처럼 나타나 우리를 당산봉으로 걷게 만들고, 마지막에는 순례자로 여기까지 온 수녀님이
우리를 이끌기도 해서 용수리 성지기념관까지 오게 됐습니다.
만보계를 찬 친구 두명이 이만 칠천 사오백보라고 앞으로는 이루지 못할 숫자라고 말했습니다.
두섬. 차귀도와 와도
자구내포구인지...
걸어감에 따라 누운섬 臥島의 모습이 아주 달라졌습니다
생이기정길... 새들이 살고 있는 절벽 바닷길로
가마우지, 재갈매기 여러 겨울철새들이 떼지어 사는 곳이래요...
생이기정길...
낮동안은 수월봉에서 바라봤을때, 멀리서도 선명하게 보이던 풍력발전기들이
희미하게만 보입니다
걸어온길 되돌아보며..
돛단배 형상이 보이는 집..
생이기정바당길..
풍력발전기들이 막 나타난 곳 가운데, 용수리성지 기념관이 보입니다
가까워 보이지만 걷자니 길은 멀었어요..
이 길을 다 걷고도 더 많이 걸었습니다
올레길 12코스 종점은 거의 다왔습니다.
허물어지지않고 제대로 서있는 '방사탑'
용수리 포구 좌우에 있다고 합니다. 탑 위에는 새부리 모양의 돌이 세워져
'매조자귀'라 부른대요. 방사탑을 쌓을때는 그 속에 우금(밥주걱)이나 솥단지를
묻고, 돌을 사람 키만큼 쌓아올렸다고 합니다.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고, 공동작업의 안전과 번영을 기원하는 무속적 의례라고 함)
이제 좀더 가까이 등대표지 같은 용수기념관 공소의 종탑이 보입니다
그 옆집이 순례자의 집이라는 민박집이라 해요.
이즈음에서 우리는 산책중인 한 수녀님을 만났는데, 그분은 당연히
우리가 용수리 성지를 목적으로 왔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우린 큰 길이 나타났으니 택시 잡아 얼른 숙소로 가고픈 생각뿐이었지요.
힘을 내어, 길을 건너 등대종탑을 바라보며 걷기 시작했습니다.